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기 전 기념사진을 촬영 중인 배현민씨. [사진 출처: 신화망]
"보세요, 이게 중국 친구랑 교환한 배지예요!" 한국 유학생 배현민(23)씨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자원봉사 기간 중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보며 흥분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배씨는 중앙미술대학 디자인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외국인 자원봉사자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배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간"이라며 "세계 각지에서 온 친구들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서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성장하고 또 우정과 단합을 누릴 수 있었다"고 그날의 감동을 되새겼다.
배씨는 중국 국가경기장 냐오차오(鳥巢)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폐막식에서 관중들의 입∙퇴장을 돕고 관중석 질서를 유지하는 역할을 맡았다. 중국 전통 미학을 활용한 이번 올림픽은 디자인을 전공하는 그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특히 그는 이번에 선보인 다양한 블랙테크놀로지를 보며 경탄을 금치 못했다.
24절기, 12지, 귀한 손님을 환영한다는 뜻의 영객송(迎客松) 불꽃놀이, 버드나무로 전하는 작별(折柳送別)…. 배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통해 중국 고유의 문화가 지닌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며 "개막식에서 오륜 형상이 만들어졌는데, 알고 보니 LED 스크린에 '연출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중국에서 몇 년 지내다 보니 중국의 과학기술이 정말 빠르게 발전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배씨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현장이 주는 느낌은 남다르다 보니 현장의 관중들도 매우 몰입해 관람하는 것 같았다"면서 "문화와 국경을 초월한 올림픽 정신의 매력에 모두가 빠져들었고, 저 역시 그 속에 동화됐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그중 배씨에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식 당시 각 선수단의 깃발과 선수들 입장 후 진행된 크로스컨트리 장거리 종목 시상식이었다. 각국 선수들과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들이 단상에 오르자 국가 또는 국가올림픽위원회 연주곡이 흘러나왔다. 전체 관중이 기립해 목례했다. 그는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야말로 올림픽 정신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그날의 감격을 되새겼다.
배씨는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봤는데, 외국인 감독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이 더러 있었다"면서 "그들은 서로 응원해 주며 올림픽 스포츠 수준을 향상시키고 '보다 빠르게, 높게, 강하게 그리고 다함께'의 목표를 향해 분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배씨는 이번 자원봉사 활동에서 한국어를 할 줄 알고 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적이 있는 중국인을 만나 깜짝 놀랐다며 "중간중간 쉴 때 즐겁게 수다도 떨고 배지도 교환하고 기념사진도 함께 찍었다"고 말했다.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순서에서 배씨는 순간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이런 순서가 있는 줄 생각도 못 했습니다. 갑자기 자원봉사 활동을 했던 지난 시간들이 떠올랐죠. 동계올림픽을 위해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23개 과목 학교 수업도 듣고 추운 날 자리를 지키고…. 힘들었던 시간들이 그 순간에는 정말 보람 있게 느껴졌습니다."
동계올림픽 폐막식이 막바지에 이르자 'One World, One Family'라는 내용의 화려한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배씨는 "세계가 이견을 내려놓고 영광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바로 동계올림픽"이라며 "동계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는 한쪽의 역량만으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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